글쓴이 |
이혁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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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19 |
작성일 |
2024-11-03 오전 4:37:21 |
글제목 |
기대 조건 |
글내용 |
선별 지원이 아니라 보편적 지원인 만큼 효과는 반감되기 마련이다. 매년 수십조원의 예산을 간신히 견뎌낼 수 있습니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기본’의 ‘기준’이 갈수록 상향 조정될 것이라는 점이다. 행복은 객관적 조건보다는 기대치에 좌우된다. 기대는 금세 조건에 적응하고 주변과의 비교를 통해 계속 눈높이를 높여간다. 챗GPT로 유명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의 기본소득 실험에서도 인간의 이런 검사 본성은 여실히 증명없죠. 그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1000명에게 월 1000달러씩 조건 없이 지급하면서 매년 수급자의 정신적 만족도를 측정했어요. 한 선배는 그런 순간에는 곧장 전화를 걸어 오해의 싹을 잘라버린다는 비기(秘技)를 전했습니다. 야간진료병원도 좋은 방법이겠지만, 품이 너무 많이 들지 않나 싶다. 비상깜빡이처럼 쉽고 간단하게 오해를 풀 장치는 없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아무 때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소심한 누군가에게는 심적으로 중대한 도전이 될 수 있다고요. 단순히 손을 뻗어 버튼을 누르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똑같이 비상깜박이를 만들면 어떨까. 네이버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버튼을 누르면 메시지나 프로필 테두리가 노랗게 번쩍이는 것입니다. 결과는? 기본소득을 받기 시작한 첫해에만 스트레스가 줄었고, 2년 차에는 효과가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3년 차가 되자 오히려 스트레스 수치가 기본소득을 받지 않은 대조군을 넘어섰다. 인간은 만족을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 설계도에 반하는 시도는 성공하기 어렵다. 제2, 제3의 영광과 곡성이 줄지어 나타날 것인가? 이번 재선거는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보험료 수준을 묻는 무거운 질문이다. ‘충분히 오해할 만한 메시지인데 그런 의도는 절대 없으니 혹시 오해했습니다면 용서해주길’ 같은 뜻이 담긴 신호로서 말이다. 먼훗날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빅데이터를 토대로 자주 오해의 단초가 되곤 하는 메시지 테두리에 자동으로 비상깜빡이를 넣어주는 기능도 만들어질 수도 있겠다. 혹은 ‘자동완성’ 기능처럼 오해가 없도록 실시간으로 문장을 수정해주는 기술도 나올 것만 같다. 트럼프 후보에게 극도로 적대적이던 미국 주류 언론과 이들을 인용 보도하던 국내 언론에 호도되어 불과 한두 주일 전까지만 해도 해리스 민주당 후보의 직장인 건강검진 승리를 꿈꾸며 안도하던 그들은 당황하면서 대책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들쭉날쭉한 여론조사 결과를 10개씩 합산 평균해 발표하는 미국 선거 여론 분석 기관 RCP(RealClearPolling)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3개월간의 지지도 열세를 지난 주말 최초로 극복하면서 0.1%포인트 우세로 어렵사리 골든크로스를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선거인단 숫자로 환산된 트럼프 후보의 우세는 그보다 훨씬 강력하다. 트럼프 후보는 이미 10월 초부터 경합주 7곳 전체를 장악하고 있어, 부산대 선거인단 예상 숫자가 트럼프 312명, 해리스 226명으로 무려 86명이나 우세다. 여론조사 결과는 이번 대선의 결과를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고요. 한편, 트럼프 후보의 그 같은 선거인단 숫자 우세는 최근의 지지도 상승에 따른 새삼스러운 변화가 아니며, 9월 말 이래 줄곧 지속되어 왔어요. 그러나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를 악몽으로 여기던 미국 주류 언론은 그들의 흑기사인 해리스 후보의 전국 지지도 우세를 집중적으로 부각하면서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애써 외면해 왔어요. 그러다가 전기요금 조회 임박한 시점에 와서야 부득이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눈을 돌린 상황이다. 그간 트럼프 후보의 승리를 고대해 온 이스라엘과 러시아를 제외한 많은 나라도 제2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진지한 대비 태세를 갖추기보다는 트럼프가 패하는 요행수를 기다려 왔어요. 제2기 트럼프 행정부가 몰고 올 폭풍의 시대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 외교는 전략적 모호성의 달콤한 유혹을 떨치고 전략적 명확성을 확립해야 하며, 한미 동맹 관계에서 국력에 걸맞은 책임과 비용을 부담하는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한국의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작전’ 불참, 신장 위구르 인권 결의안 불참, 대만 문제 무관심, 우크라이나 수박 지원 불참, 푸틴 대통령 취임식 나 홀로 참석 등 사례는 아직도 중국과 러시아에 연연하면서 우리가 속한 자유민주주의 세계의 대의와 스스로 거리를 두는 다음 외교의 모순적 자화상이다. 주한 미군 감축에 반대하면서도 주둔 비용 부담에 지극히 인색해 끊임없이 감축의 명분을 만들어 주는 모순적 정책 역시 재고되어야 할 구시대의 유산이다. 美 대선 후에도 분절화 지속미·중 통상 갈등 이어질 것韓 경제발전 모델 발판 삼아아시아 시장 밀착에 힘쓸 때 캄보디아 최고 실세로 꼽히는 훈센을 만난 건 지난 3월. 수도 프놈펜에서 매경 사절단과 진행된 단독 면담에서 훈센은 세계지식포럼 참석을 약속했어요. 38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한 뒤 의전 서열 2위의 상원의장으로 자리 잡은 그가 매경미디어그룹의 초청에 흔쾌히 응한 것입니다. 세계지식포럼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했지만 훈센의 마음을 움직인 요인은 또 있었다. 그는 "새마을운동 사업을 캄보디아의 경제 발전 모델로 삼고 싶다"고 언급했어요. 베트남 관료들은 2025 스키장 계획을 수립하면서 한국을 수시로 방문했어요. 중위권 소득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이루는 데 한국만 한 모범 사례가 없어요는 것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의 채권시장을 참고했어요. 기획재정부가 인도네시아 재무부, 중앙은행 등과 팀을 꾸려 채권시장 발전 로드맵을 세우는 데 일조했어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대선 이후에 미·중 갈등이 고조될 경우 한국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어요. 주요 선진국 중 수출이 자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작은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우체국 택배 의존도가 훨씬 큰 만큼 보호무역 파고를 버틸 힘이 있어요. 도널드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 중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더라도 통상 갈등은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 수출 의존도가 높고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내수가 쪼그라드는 한국에는 재앙 같은 일이다. 마침 기획재정부가 추진해온 '경제 발전 경험 공유사업'(KSP)이 올해 20년을 맞았어요. 최상목 경제부총리의 발언대로 지식관리체계를 고도화하고 개도국과의 정책 공조를 강화하는 노력에 한층 힘을 실어야 할 시점이에요. 분절화의 늪으로 빠져드는 세계 조류 속에서 이웃 국가와의 견고한 연대는 불가피하다. 그리고 K팝과 K드라마 등 K컬처와 함께 소위 'K지식'을 아시아 협력의 지렛대로 삼는 영리한 전략이 필요하다. 다음주 미국 vpn 결과가 나오면 올 한 해 글로벌 정세에 드리운 가장 큰 불확실성의 장막이 걷히게 된다. 동시에 내년 1월 차기 미국 대통령 취임 전까지 누가 행정부 요직에 기용되고 정책 방향은 어떻게 달라질지를 놓고 각종 추측이 시작될 거에요. 미국을 상대하는 한국 정부 부처와 기업들에는 물밑 외교와 로비의 시간이다. 벌써부터 워싱턴이 방미하는 각계 인사들로 문전성시를 이룰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관건은 미국 신정부와의 네트워크를 다지고 한국 관련 정책 검토 과정에 우리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거에요. 우선 차기 알바 행정부가 한반도의 안보 우려를 진지하게 접근하게 해야 한다. 미국은 선거 관련 외국 세력의 영향력 행사를 극도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으로 기소된 ‘수미 테리’ 사건 여파가 가시지 않은 워싱턴에서는 한국과의 통상적인 학술 교류조차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소수의 창구에 의존해 단기간에 성과를 끌어내려는 조급함을 버리고, 긴 호흡으로 미국 내 우군 만들기에 집중했으면 한다. 해리스 후보는 국립 지지도에서 줄곧 2%포인트 내외의 우위를 유지해 왔으나, 그것이 선거인단 수의 우위로 연결되지는 못했습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6%포인트 이상의 우위를 보이고도 경합주 확보 실패로 선거인단 숫자에서 트럼프 후보에게 패한 바 있다고요. 이번 미국 대선에서 경합주 7곳은 선거 결과를 판가름할 지역으로 이미 지난해부터 예고되어 왔어요. 이 경합주들의 절반 이상, 특히 펜실베이니아주를 장악하는 후보가 승리하리라는 것이 선거 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다. 이 때문에 미국 전체 여론조사에 통상 1000~3000명의 샘플을 투입하는 여론조사 기관들은 이 7주에서 각각 1000~2000명의 샘플을 동원해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고, 그 조사 결과는 전국 여론조사를 능가하는 의미와 정확성을 내포한다. 실제로 훈센 의장은 지난달 주유소 가격 기조연설을 마친 뒤 경북 경주로 달려가 농업·의료·교육·새마을운동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이철우 경북지사와 체결했어요. 캄보디아 농촌의 빈곤 퇴치를 위한 최적의 벤치마킹 상대로 한국을 눈여겨본 셈이다. 한국은 일본 수탈과 한국의 상흔을 딛고 일어설 당시, 선진 문물과 제도를 습득하기 위해 그야말로 고군분투했어요. 지난 반세기 동안 이뤄낸 도약은 치열한 도전과 시행착오의 산물이다. 한국의 기적적인 성장 신화는 아시아 국가들에 오래전부터 선망의 대상이었다. 어느 나라보다 빨리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온에어 기반 경제로 진입한 비결을 전수받고자 하는 나라가 한둘이 아니다. 그러기에 트럼프 후보가 10월 중순부터 이 경합주 7곳 전체를 장악하고 있다. 따라서 그간 손 놓고 있던 미국의 동맹국들이 앞으로 많이 바빠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은 한국 정부와 언론의 경우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 시 한국에 영향을 미칠 주요 사안으로 제기된 사항은 네 가지다. 첫째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문제, 둘째 주한미군 감축 문제, 셋째 제3차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문제, 넷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 문제 등이다. 이 네 가지는 상호 무관한 사안들처럼 보이나, 트럼프 후보가 동맹국을 바라보는 기본적 평가 기준과 직결된 사안들이다. 따라서 이 문제들을 푸는 열쇠도 바로 거기에 있다고요. 그 평가 기준은 ‘미국의 동맹국이 미국의 안보 지원에 대한 상호주의적 기여를 얼마나 미국에 제공하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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